가득이 기록(출산과 조산)
1. 조산
가득이를 낳고 나서야 조산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고 찾아보게 됨.
우리 가득이는 35주생 2510g으로 몸무게가
2.5가 넘어 저체중 출생아는 아니었으나
10g차이니 사실상 저체중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가득이는 태어나서 큰 소리로 울었고
10g이지만 몸무게도 기준보다 높아서
인큐 니큐에 들어가지 않았다.
출선 직전 마지막으로 본 초음파에서 본
무게랑 정확히 일치한 것이 신기하다.
대학병원 초음파는 다르규만…
2. 조기양막파열의 원인
대체 왜 양수가 터진걸까?
균검사 결과나 이런 것들로 봤을 때는
원인을 알 슈 없다고 했다.
내 생각엔 아마 내가 너무 무리해서 많이 걷고
배가 작다고 뽈뽈뽈 너무 급히 많이 걸어다닌 탓이
아닌가 한다.
근데 의사샘 생각엔 아기가 밖으로 나오려고
골반에 머리를 들이 넣었는데
아무래도 내가 골반이 좋지 않고(슬픔)
자궁이 열리지도 않았고 하지만 가득이는 나오고 싶어서 골반에 이리저리 머리를 비벼서(?)
양수가 터진 것 같다고 하셨다.
실제로 가득이는 35주였으나 머리 크기가 38주가
넘었고(몸은 빼빼장구인데 머리는 왜?)
제왕절개 아기인데 머리에 멍이 있었다.
그래서 가족들은 모두 아기가 얼른 나오고 싶었구나
나오고 싶어서 빨리 나온걸 어쩌겠나
하고 받아들이고 있다.
(나만 자책중)
3. 교정일
이른둥이(예정일보다, 재태주수 37주 미만으오
출생한 아기)들에게는 교정일이 있다.
예정일 40주를 기준으로 날짜는 세는 것.
가득이는 5주나 빨리 나와서 따지고 보면 신생아기
30일이 모두 엄마뱃속에 있어야 하는 마이너스
교정일이다.
뱃속에서 하루가 밖에서 일주일이라고 하니
하루라도 더 버틸걸 소리가 절로 나온다.
죄책감이 심해서 산모 외래 진료 때
분만해주신 산과의사샘에게 내가 그 날 애를 낳은게
최선이었는지 여쭸다.
하루라도 더 버틸 수 없었는지…
의사샘은 대학병원에서는 35주부터 정상분만이고
양막파열은 감염위험때문에 출산이 맞다고 하셨다.
죄책감이 조금은 덜어졌나(? 하면 10g정도)
어쨌거나 가득이 외래 첫 진료때 소아과샘은
가득이는 교정일을 세지는 않아도 될것이라 했다.
아마 35주생이고 출생 시 특별한 이벤트가 없어서
그런 것 같다.
4. 각종 검사
가득이는 출생 후 하는 많은 검사들을
후두두둑 잘 통과했다.
갑상선과 황달은 재검했지만 이건 신생아들에게 흔하다고 한다. 그리고 재검 결과도 이상은 없었다.
황달은 정말로 육안으로는 분간을 못하겠다.
의사샘이 노란 것이 뭔가 빨간 것이 뭔가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으나 나는 이게 노란건지
이개 빨간건지 까만건지 도무지 분간이 안된다.
딤플 초음파는 안봐도 될 것 같다하셨는데
뭐든 확실한게 좋아서 당일에 바로 부탁드렸고
운좋게도 자리가 나서 그날 바로 검사했다.
이것도 큰 이상이 있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5. 자궁수축 풀림
가득이를 낳고 퇴원을 하루 앞둔 날 저녁
엄청난 양의 하혈을 했다.
당직의와 간호사들은 자궁 슈축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피검사를 하고 수혈을 받았다.
(젠장 그래서 이땨 유츅한 모유는 버림.
괜찮다고 해도 찝찝한 엄마마음. 아까워…)
수혈을 받는데 내가 곧 죽는건가 오바했다.
엄마된지 얼마됐다고 가득이 걱정이 얼마나 되던지.
담당의가 와서 자궁수축 문제다 맞다고 했고
약을 맞고 먹고는 괜찮아졌지만
또 그럴 가능성이 있으니 하혈 양상을 잘 살피라고 했다. 간호사는 너무 깜짝 놀랐다며 그나마 병원이라서
다행이라고 했다.
출산을 한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6. 참외 그놈의 참외
나는 참외를 싫어하게 되었다.
119에서 마지막 먹은 음식과 시간을 물었는데
아.. 대답하다보니 참외를 먹음.
엄마가 참외 차다고 먹지 말랬는데……..
자궁 수축이 풀려서 하혈한 그날
그 날도 마지막으로 먹은건 참외였다.
참외가 뭔가있나 싶지만 어쨌거나 이번엔
나랑 재수없게 안맞았든 뭐가 언맞았든 안맞아서
나쁜 일과 계속 함께 했던걸로.
7. 의료파업이란 어마어마한 일이다.
전시상황도 아닌데 병원에 의사가 없다니.
병원 안은 전시상황인가보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도 의미가 없고
다만 모두가 아플 때 치료가 필요할 때
아무것도 못해보는 건 잘못된 것이 맞지 않나 한다.
구급차에 누워서 그저 기다리는 시간이
뱃속의 생명이 어찌될까 숨죽여 태동을
찾는 마음이 아직도 생생해서 마음이 두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