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가득이네

임신 14주차 맞이 기록

dimanche0528 2023. 11. 2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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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9월 6일 임테기로 처음 두 줄 확인

 

2. 9월 11일 1차 검사 106

11일차 검사였는데 겨우 100을 넘는 수치여서(10일차에 100을 넘어야 안정적인데 ㅠㅠ) 전화 받고서는 많이 슬펐다.

그래서 오빠한테 결과 말하면서 엉엉 울어버렸다.

오빠는 생각보다 높게 나왔다고 말했지만 아마 이 때는 둘 다 기대반 슬픔반이었을 듯.

 

3. 9월 13일 2차 검사 266

1.66배가 되면 더블링 성공인데 2배도 넘어서 기뻤다.

같은 이식 다른 사람들의 점수에 비하면 하루 정도 점수가 낮은 것이어서 걱정이 많았던.

 

4. 9월 15일 3차 검사 586

더블링 성공.

너무나 감사한 나의 가득이.

이 때 태명이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너무나 기특했다.

그러나 여전히 같은 일수의 평균 수치보다는 검사 수치가 낮은 것이었어서 여전히 걱정이 그득.

 

5. 첫 아기집 본 날

매일 매일 임테기를 하며 나는 왜 역전이 안되나 많이 초조하고 많이 걱정했던.

임테기 진한 두 줄을 태어나서 처음 봤건만,

두 줄만 보면 모두 끝나는 줄 알았던 두 줄을 보기 전의 나는 온데간데 사라진.

9월 22일. 초음파로 작은 나의 아기집을 보았다. 

가운데에 난황이 생기려는지 작은 선이 있었는데 너무나 기쁘고 너무나 감사했다.

낮은 수치였어도, 조금 느렸어도, 걱정했어도 

가득이는 가득이의 일을 성실하게 해주어서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고.

그저 감사한 마음이 가득이었던 날.

 

6. 9월 25일. 난황 본 날.

22일 초음파를 본 후, 주말 내내 하혈이 있었다.

평소에도 피비침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어서 계속 거의 누워서 생활하는 중이었는데

주말 내내 계속되는 하혈로 이전보다는 많은 양에 걱정이 태산.

눈물이 날 뻔 했다.

월요일 다행히 비는 시간이 있어 급히 병원에 가서 진료를 봤는데, 

우리 가득이는 그새 동그란 난황을 만들어놓았다.

진료를 보고 나와 오빠를 마주하는데 또 눈물이 났다.

안도의 눈물이었는데 오빠도 놀라고, 병원에 들어오는 다른 사람도 놀랐던.

역시나 감사한 날이었던.

 

7. 10월 2일. 첫 심장소리와 작은 아기를 본 날.

10월 2일 우리의 가득이가 나타나 무려 심장소리가 까지 들려주었다.

작고 작은 몸에서 뛰는 심장. 

그저 기특하고 항상 불안하고 걱정이 많은 엄마에게서 너같이 늠름한 아기가 생기다니.

이 때만 해도 심장소리 2번 들으면 그래도 안심해도 된다던 인터넷의 글을 보며 

한 번만 더 건강한 심장소리를 들려다오, 기도하고 또 기도했던.

 

8. 10월 16일 통닭(?) 같아진 우리 아가.

ㅋㅋㅋㅋ다들 이 때 귀여운 젤리곰을 본댔는데.. 

병원 초음파가 너무 구린 관계로..ㅠㅠㅠ

난 약간 통닭같다 생각했는데 엄마가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했다.ㅋㅋㅋㅋ

귀여운 가득이는 머리와 몸통도 생기고 깜찍한 팔다리도 생겼다.

아주 작은 크기지만 너무나 소중하고 너무나 기특하고 감사한.

9월부터 나는 매일 감사하며 살고 있다.

심장박동도, 크기도 주수에 딱 맞게 잘 커주고 있었던 우리 가득이.

마음 가득 고맙고 사랑한다.

이제 센터를 졸업하고 일반 산부인과로 간다.

졸업 선물도 받고... 그 사이 보건소에 가서 기형아 검사 쿠폰과 임산부 뱃지도 받았다.

 

9. 11월 6일. 사람의 형상을 해야하는데!

11주 5일 1차 기형아 검사를 하러 간날.

이 날은 분만병원 진료가 처음이라 떨리기도 했지만 인터넷에서 보니 이때는 다 

사람 형상을 하고 있어야 해서 더 떨렸다.

진짜 심장 터지는 줄..ㅠ

처음으로 복부 초음파도 하고. 

지난 병원에서 경부길이가 짧다고 했는데 여기서 의사선생님은 괜찮다고 했다!

(물론 아직 경부길이를 논할 단계는 아니라고 했다.)

복부 초음파의 기쁨과 놀람으로 의사선생님 말이 잘 기억이 안난다..ㅠㅠㅠ

하지만 어쨌거나 우리 가득이는 머리도 생기고 뇌도 만들고 있고

심장도 잘 뛰고 팔다리도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태반도 잘 형성되었다고 했다. 

지금 이렇게 쓰면서도 가득이는 진짜 기특하고 감사한 생명이다.

 

그저 받아들이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일인 임신.

되는 것도 되지 않는 것도, 이벤트가 생기는 것도 모두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들.

노력해도 보상을 모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단순한 진리를 깨달을 때까지ㅜ

그럼에도 이렇게 결과를 얻었으니 너무나 감사하고, 또 소중해서 매일매일 기도한다.

우리 가득이가 내 뱃속에서 잘 자라서, 건강하게 제 때 세상 밖으로 나와주기를.

우리 가족의 구성원이 되어 사랑받으며 서로 함께 아끼며 살아갈 수 있기를.

 

오늘은 14주 0일. 아직 15주 5일차 2차 기형아 검사까지는 2주가까이 남았다.

남은 2주도 별 탈 없이 지나가기를, 우리 가득이가 뱃속에서 건강하게 잘 자라주기를 바란다.

 

 

 

 

##입덧에 관하여.

6주차 부터인가, 배가 미친듯이 고팠다. 눈뜨면서 잘때까지 계속 먹었다.

한 일주일 그러더니 그 뒤부터는 뭘 먹으면 체한 것 같았다. 8주쯤부터는 입맛이 없기 시작했다.

거의 한 3주 가량 입맛이 없고 물도 입에도 대기 싫었다. 변비가 심해지고 냄새도 맡기 싫다.

냉장고 냄새가 토할 것 같고 오빠 바디워시 냄새도 너무 싫어서 물로만 씻으라고 했다.

나도 물로만 씻고 있다.

10주차 무렵부터는 드디어 양치를 하면 토하기 시작. 입덧용 치약을 오빠가 샀으나(믿을 수 없음) 별 소용이 없고

양치만 하면 토하고 구역질하고. 하. 정말 힘들었다.

12주차부터는 양치해도 구역질 정도고 토하지 않기 시작.

13주차부터는 냄새를 좀 맡아도 괜찮고 물을 마셔도 괜찮다.

중간 중간 이유없이 구역질이 올라오고 헛트림과 방구는 끊임없이 뀌고 있으나 많이 좋아졌다.

저녁의 울렁거림도 격일로 심한 편이고 냄새도 좀 맡을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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